독일의 본에서 개최된 제55차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CDM 집행위원회가 HFC23* 사업 조작에 대한 조사를 요구함에 따라, CDM 방법론 결정위원회는 본격적으로 HFC23 사업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2009년 상반기 626,331톤의 유엔 CDM 탄소배출권(Certified Emission Reduction, CER)을 신청한 한국의 울산을 포함하여 10개의 산업용가스 사업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로 인해 1,360만 톤의 CER발행이 유보되었다.
독일 환경단체인 CDM 파수꾼(CDM Watch)과 환경 및 개발 포럼(Forum Umwelt und Entwicklung, FUE)은 탄소배출권을 획득하기 위해 HCFC22 생산량 조작이 행해지고 있다는 의혹을 계속해서 제기해왔으며, 유엔은 이러한 환경단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CDM 방법론 결정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HFC23 사업은 중국 플루오르, 샨동 동웬, 저장 동양화학, 창슈 3F 종하오, 저장 주후아, 켐플라스트 산마르, 리민화학, 울산 프로젝트이다. 뿐만 아니라 CDM 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다른 산업용가스 사업들도 조사를 받을 수 있으며, 분석가들은 이러한 추세라면 2013년까지 1억 3,000만 톤의 CER 발행이 보류되거나 취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CER의 발행이 미루어지자 탄소배출권의 공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구매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CER의 가격이 상승했으며, 보다 안정적인 유럽의 탄소배출권(European Union allowance, EUA)을 선호하는 구매자 또한 증가하면서 EUA의 가격도 올라갔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의무 감축량을 달성해야 하는 기업들은 HFC23의 규제가 탄소 시장을 간섭하는 일이며, 그로 인한 탄소배출권의 불충분한 공급은 많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CDM 체제를 신뢰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CER의 50 퍼센트 이상이 HFC23 사업으로부터 획득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조사를 통해 탄소 시장에 배출권 공급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단순한 산업용 가스 부문에 국한된 조사가 아니며 그 동안 조직적으로 자료를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중국에 대한 조사도 아니다. 이는 유엔 CDM 방법론에 회의를 품고 있던 여러 국가들의 CDM 조직과 제도의 개편을 위한 첫걸음이자 유엔 CDM 사업에서 중국의 역할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아직도 중국의 산업용 가스 사업에 투자해 CER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있다면 투자상대국으로 중국을, 투자사업으로 산업용 가스를 선택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으며, CDM에 큰 변화가 오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HFC23: 에어컨 냉각제인 HCFC22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산업용 가스. 탄소배출권 단위인 이산화탄소 톤으로 환산할 때 이산화탄소의 10,000 -14,000 배 정도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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