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5일 수요일

호주, 강력한 기후 변화 정책 수립 예정

지난 6월 24일, 호주 연방하원선거에서 150개의 의석 중 83석을 차지하며 노동당을 승리로 이끌었던 케빈 러드(Kevin Rudd) 총리가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노동당으로부터 총리자격을 박탈 당했다. 그는 2007년 선거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방식의 탄소거래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지만, 새로운 탄소제도의 집행이 연기되자 지지율이 하락하여 결국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다.

총리로 임명된 후 러드는 잃어버린 세대*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통해 민심을 얻었으며 국가기반산업인 광산에 지원금을 지불하는 국가부양책을 통해 세계금융위기를 면하게 되면서 국민들의 지지가 더욱 높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2012년 이후 탄소거래제도의 도입에 대한 정책이 지연되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8월 21일 연방하원선거가 실시되었지만 줄리아 길라드(Julia Gillard)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과 토니 아보트(Tony Abbott)가 이끄는 야당연합이 둘 다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얻지 못하면서 호주는 소수 연립내각이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격렬한 협상 끝에 녹색당과 무소속의원들은 강력한 탄소규제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노동당의 조건을 받아들여 그들과 연립내각을 구성하였다. 기업들의 집중적인 로비를 업고 상대적으로 느슨한 러드의 탄소정책을 반대했던 야당은 녹색당의 주도로 훨씬 더 강력해진 탄소규제법의 통과를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환경을 하나의 유산으로 여기는 호주 국민들은 결국 새로운 정부와 함께 환경 파괴와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기후변화 정책을 탄생시켰다.

* 잃어버린 세대(Stolen Generation):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호주에 존재했던 원주민 말살정책 아래, 부모로부터 강제로 분리되어 백인 가정에 입양되거나 강제 수용되었던 10만 명 이상의 원주민 아이들을 일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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