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체제, REDD, 씨스코, 구글

크리시티아나 피구에르 유엔 기후변화국 사무총장이 독일 본에서 열리는 회의 중 쿄토체제 붕괴와 더불어 쿄토체제를 대신 할 신규제도가 없다고 공식 발언을 했다. 이제 탄소시장은 공식적으로 양자체제를(bilateral/plurilateral) 주축으로 한 춘추전국시대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엔 주축의 REDD+는 의미와 존재가 없어지고 VCS를 기초로 한 양자 REDD 체제로 가게 될 것이다. 즉, "나쁜 짓을 그만하면" 탄소배출권을 발급하는 쿄토체제 방식의 REDD+가 아니라 이유와 역사 관계없이 탄소포집량으로 탄소배출권을 발급하는 뉴질랜드식과 VCS가 조합된 REDD가 될 확률이 높다. 미 의회의 Waxman Markey 법안에 정확히 명시 되었듯 REDD 외에는 대규모 탄소배출권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에 REDD는 탄소시장의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재 탄소시장은 유엔 방식의 다자체제에서 양자체제와 양자체제의 모체가 될 VCS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발적시장의 표준인 VCS는 다보스 포럼으로 유명한 World Economic Forum, IETA (International Emissions Trading Association), Price Waterhouse 등 국제기업 지원으로 움직이는 비영리단체이다. 유엔 탄소시장의 자멸은 시작되었으나 자발적 시장은 2010년도에 35퍼센트 증가했으며, 특히 자발적시장의 최대 품목인 REDD 배출권이 29퍼센트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토오 히로부미가 프랑스 관료 제도를 베꼈듯, 유엔 청정개발체제(CDM)가 시작되기 전에 미쯔비시가 NatSource 탄소업체에 3년간 직원을 파견해 유엔 CDM을 배운 후 유엔 쿄토체제 하의 탄소배출권(CER)을 독식했듯, 현 일본 정부는 수상실과 더불어 자국의 탄소 시장을 관리하는 경제산업성(METI, Ministry of Economy, Trade, and Industry)이 관료를 VCS에 파견해 VCS 제도를 기초로 인도네시아-일본 등 양자 탄소거래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유엔 다자체제 불가능에 대해서 정확한 정세를 판단하고 준비를 한 반면 한국은 대원군의 후예답게 전망 없는 CDM 사업과 탄소 수입 금지가 될 중국 탄소 사업에 뒤늦게 투자를 하고 있다. 만약 내년에 서울에서 기후변화총회를 개최하게 되면 쿄토체제 장례식을 치르고 쿄토체제 파괴에 대한 불명예까지 안게 될 것이다.
유엔을 배제하는 것이 조건이었던 미국에도 변화가 오고 있으며, 자체적 법적 구속력으로 탄소 감축을 계속하고 있는 유럽은 공식적으로 한국 등 OECD 멤버 국가에게 탄소관세 공격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REDD의 핵심 쟁점이었던 MRV는 씨스코, 구글 등 IT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전망이 훨씬 밝아졌다. 아래는 런던 이코노미스트지에 실린 REDD 특집을 정리한 것이다.

페루의 산림면적은 7,200만ha으로 영국 산림면적의 3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페루는 국토 녹지화 의지가 강한 국가이다. 2000년도 한 해 동안의 페루 산림파괴면적은 250,000ha였다가 2005년도에는 150,000 ha로 감소하였다. 페루의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산림파괴율은 90,000 ha정도 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현재의 계획대로 모든 사항들이 잘 진행된다면, 2021년도부터는 더 이상의 산림파괴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 위해서 정부는 수십억의 나무를 동시에 촬영하는 고화질 위성사진에 매년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PSI(Planetary Skin Institute: Cisco System과 NASA가 공동으로 설립한 비영리단체)의 최근 개발 성과를 활용한다면 이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PSI가 개발한 ALERTS(Automated Land-Change Evaluation, Reporting and Tracking System: 토지이용변화 평가, 보고, 추적 자동화 시스템)는 산림과 주변 생태계의 범위와 건전성 정도를 평가하는 도구이다. 이러한 도구들을 활용함으로써 REDD+ 실행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다. PSI의 의도는 서로 다른 유형의 데이터를 병합하여 점차 줄어들고 있는 자연자원 분야에 대해, 보다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ALERTS는 토지이용변화가 발생한 파악하기 위해 NASA의 MODIS 카메라로 얻어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개발된 데이터 마이닝 알고리즘을 채택하였으며, Cisco의 “Cloud” 설비를 이용하여 복수 컴퓨터의 연산처리를 활용한다.
PSI/Cisco는 위성사진을 이용한 산림전용 분석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브라질 우주항공기관인 PRODES 시스템에서 ALERTS를 성공적으로 테스트해왔다. ALERTS에 의해 토지이용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판별된 지역들이 PRODES의 연구자들이 산림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판별한 지역과 매우 높은 확률로 일치하는 것이다. ALERTS는 PRODES와는 달리 전 세계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ALERTS의 알고리즘은 구름으로 인해 위성사진이 가려지지 않는 한, 전지구적 범위를 매 6주마다 자동으로 관찰, 계산한다. 현재 페루 환경부는 PSI와 함께 산림 지역을 보다 자세히 구별 및 측정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ALERTS를 포함한 PSI의 개발성과들을 “전 지구적 공공재” -모든 사람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자원- 로 간주되고 있다. 미 매사추세츠에 소재한 Wood Hole Research Center의 바치니 연구팀이 계산과정에 적용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모든 나무의 직경이 기록된 조사 대상 산림으로부터 기초 데이터를 추출한 후, 추출된 데이터를 MODIS 위성 이미지와 GLAS 데이터(2003년과 2009년 사이에 지표에서의 레이저빔 반사를 통해 얻어진)에 결합한다. GLAS의 본래 활용 용도는 빙하의 높이를 측정하는 것이지만, 산림의 경우에도 적용이 가능하여 수관의 높이와 식생 밀도와 같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얻어진 2차원 이미지 자료를 3차원 모델로 전환 해 대상 지역의 식생 바이오매스를 추정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또한 탄소축적량을 추정할 수 있다.
바치니박사 팀 이외에도 GLAS를 이와 같은 목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있다.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위치한 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데이터를 보다 넓은 범위의 위성 이미지와 실제 현장 조사 결과 데이터에 결합시켰다. 하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GLAS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 다른 궤도 레이저와 마찬가지로, GLAS 관련 장치의 수명이 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공기를 활용한 지역 추정치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는 맨 처음에 시도되었던 위성을 이용한 방식의 데이터보다 신뢰성이 높다.
미국의 그렉 애스너 팀이 페루의 430만 ha 지역을 대상으로 최근에 수행한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지역에 대해서 지형적 특징과 토양 유형이 탄소축적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해 내면서, 산림손실과 산림전용 그리고 재조림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추정치를 얻어 냈다. 애스너팀은 또한 구글(Google)이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를 활용하여 산림전용을 분석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왔다. 구글의 새로운 “Earth Engine”을 통해 무료로 데이터가 제공되며 애스너팀이 개발한 분석 툴과 앞으로 추가될 컴퓨팅 기술들로 그에 대한 분석이 용이해질 것이며, 이러한 사항들은 PSI 플랫폼을 보완하게 될 것이다. ALERTS를 통해 어떤 지역을 연구할지 선택할 수 있고, Earth Engine(구글)을 통해 해당 지역을 조사할 수 있고 프랑스 정부와 협력하고 있는 유럽 우주항공 기업인 Astrium의 위성 산림 자료가 무료로 지원되고 있다.
위성 궤도상에 몇 개 장치가 추가적으로 도입되고, REDD+와 같은 산림전용방지 협약으로 인해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용성과 신뢰성이 개선된다면, 산림과 기타 생태계에 분포한 탄소축적량을 현재보다 더욱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단지 효율성이 좋다라는 것을 떠나서, 그 과정이 명료하고, 결과가 비교가능하며, 검토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지역 단위로 이산화탄소 수준을 측정하는 방법이 개선된다면, 산림파괴로 인해 온실가스가 얼마나 배출되는지 뿐만 아니라, 광합성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탄소가 산림에 저장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의 과학은 탄소축적량을 추정하는 단계에서 탄소의 유동적 흐름을 파악하는 시스템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측정되는 것은 관리가 가능하기에 생태 분야에서도 이를 실현할 수 있다면, 앞으로 세계 산림의 미래는 밝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