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체제가 존재하는 한 일본정부는 유엔과 다자체제를 표면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2013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양자 체제로의 전환을 분명히 공표하기 위해 경제무역산업성(이하 METI, Ministry of Economy, Trade and Industry) 을 통하여 스미토모, 미찌비시, 마루베니 등의 일반 대기업들이 국외에서 탄소배출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2011 회계년도에 약 6,50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지난 8월 9일, METI는 5개의 프로젝트를 지원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중 4개의 프로젝트가 산림전용과 산림황폐화로부터의 온실가스 배출 방지(이하 REDD, 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 프로젝트이다. 마루베니, 스미토모, YL 빌딩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일본산림기술협회는 캄보디아에서 각각 산림탄소프로젝트를 실시할 것이다. 이 밖에도 일본은 태국에 조림/재조림(Afforestation/Reforestation)을 해주는 조건으로 산림 탄소배출권을 독점하는 초대규모 REDD 프로젝트에 대해 협상 중이다.
일본은 쿄토체제에서 청정개발체제(이하 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 등의 탄소배출권 사업을 추진할 당시 구미 탄소전문 기업에 인원을 파견하여 탄소배출권 제도를 공부하고 이를 모방함으로써 아시아지역 탄소배출권을 독점했다. 그 결과 한국 내 탄소배출권 사업 이익의 대부분이 미찌비시 등 외국업체로 넘어 갔다. 현재 일부 한국기업은 2008 -2012년 기간에는 외국기업이 배출권을 가지고 있다가 2013 - 2017년 기간에는 한국 기업이 그 배출권을 가져가는 식의 계약을 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한국의 배출권은 인정이 안되니 이는 100년 전 이또 히로부미가 조선에 강요한 조약과 다름 없다. 역사는 반복 되고 있다.
METI는 양자체제 산림 탄소배출권의 중심이 될 국제 자발적 탄소표준협회(이하 VCS, Verified Carbon Standard)에 계속 인원을 파견해 제도를 파악 함으로써 일본으로 들여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VCS 이외에 CDM, JI (Joint Initiative,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가 수출 할 수 있는 탄소배출권 제도) 등은 산림 탄소배출권 체제가 없거나 약하다. 이러한 이유로 REDD 방법론 개발 등에 선두주자 역할을 해온 VCS가 2013년부터 강력한 시장독점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탄소 시장은 다자체제에서 양자체제로, 유엔 CDM의 CER(Certified Emission Reduction)에서 VCS의 인증을 거친 REDD 프로젝트로 움직이고 있으며, 일본은 이미 일-인니, 일-베트남, 일-태국, 일-캄보디아 식의 양자 탄소체제를 설립했고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동남아시아 산림탄소배출권 독점을 추구할 것이다. 한국도 산림탄소프로젝트를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최고 조림 성공 국가인 한국은 한국과 정치적으로 가깝고 산림탄소배출 2위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4위인 미얀마 등과의 양자체제를 준비 해야 한다.
유럽 축구를 표방한 일본은 지난 10일 경기에서 한국과 3:0으로 스코어를 벌리며 대승하였다. 역사는 같은 사건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다른 시간에 행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History is nothing but a series of same events played by different people at different times). 준비되지 않은 탄소정책으로 2013년을 맞으며, 100년 전 히로부미에게 당한 수모를 당시 당할 수 있다. 축구는 다음에 이기면 되지만, 탄소 정책의 실패는 회복 불가능한 국가 경제 위기로 귀결될 수 있다.